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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gosphere

Prologue: 초신성

도치나무숲 2025. 7. 11. 01:06

 

 

 

이곳에는 누구도 알지 못한 가장 깊은 비밀이 있고... 그리고 이것이 바로 별들을 떨어뜨려 놓는 경이로움이랍니다.

- E. E. 커밍스, 나는 그대의 마음을 품고 살아갑니다

 

 

 

 

 

GUIDE FOR ERGOSPHERE

 

[시리즈 전체 주의사항]

⚠︎ 신체적 폭력 및 정신적 압박, 간접적인 살인 묘사가 등장합니다.

⚠︎ 소닉 어드벤처 2와 소닉x섀도우 제네레이션즈의 스포일러 및 세계관, 캐릭터의 주관적 해석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학문적 지식을 다루지만 전문가가 아니라 고증 혹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천문학의 경우 Kurzgesagt 채널의 천체 관련 영상을 참고하였습니다.

 

섀도우 더 헤지혹의 초기 디자인 중 하나이자 소닉x섀도우 제네레이션즈의 스킨으로 등장하는 캐릭터,

테리오스 더 헤지혹과 섀도우의 만남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 관계성은 테리오스&섀도우지만 마리아 로보트닉 등 세계 내 다른 캐릭터 또한 등장하며, 10편 이내의 짧은 내용을 다룰 예정입니다.

 

이것은 맞닿은 지평선에서 관측한 찰나의 이야기입니다. 

 

 


 

 

 

 적색 현수교 위로 푸른 색채가 퍼졌다. 

 아스팔트 위 라디오의 연미사. "오리온자리의 알파성 베텔게우스의 초신성 폭발은 앞으로 반년 동안 현재의 밝기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지구 위 모든 생명이 거성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인간, 네 발로 기는 것, 가만히 몸을 맡긴 것 모두 파장으로 적힌 유언을 읽으며 위를 향해 묵례했다. 행성의 아이가 아닌 손님까지도.

 

 섀도우는 언젠가 들은 적이 있다, 먼 옛날에는 노란색이었을 붉은 별에 대해. 그 별을 알려준 소녀는 과일이 익어가는 것 같지 않냐고 물었다. 그때 그는, 무어라 답했는지.

 

 "..별도, 과일처럼 딸 수 있는 건가?" 어색한 적막 끝에 돌아본 순간,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는 그녀의 얼굴이 보였다. "마리아, 웃지만 말고 알려주면 안 될까?" "으흑, 흡, 미안, 물론 별을 따주겠단 말이 있긴 하지만.." 그럼 딸 수 있는 거 아닌가? 

 "섀도우, 별은 손을 뻗어 닿을 거리에 있지 않아. 밝고 선명해서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빛이 한 세기를 지나도 우리에게 닿지 않을 정도로 아주 멀리 있지. 사실 우린 저 별의 과거를 보고 있는 거야, 저 빛이 우리에겐 현재처럼 느껴질 지라도 말이야." 다홍색 좌표가 이슬처럼 맑은 색을 냈다. "지금 저 별은 어쩌면 전혀 다른 모습일 지도 모르지." "예를 들자면?"

 

 "새파란 태양." 

 

 그는 아크에서의 변함없는 검은 공허가 익숙했다. 별의 반짝임은 이곳에 와서야 알게 된 광경이었다.

 

 "그 모습은 언제 볼 수 있게 돼?" "글쎄, 수백만년 내에는 저 별의 폭발이 지구에 도달한다는데, 이미 일어났지만 우리는 아직-"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소녀의 입은 결론을 맺지 못하고 정적에 멈췄다. "마리아?" "응? 아.. 어쨌든,

 섀도우는 그 별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야." 창백한 얼굴에 오른 미소. 감정을 읽는 건 안 적도, 배운 적도 없다. 단지, 무지한 행복의 표현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이미 수명을 다한 생명.

 관측자에게 전할 수 없는 빛.

 

 "..저 별은 이름이 뭐지?" 사랑받는 아이는 대답 대신 이름표와 펜을 꺼냈다. "섀도우가 이름을 붙여주지 않을래? 아마 저 별도 새로운 이름을 받으면 좋아할 거야." 인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필기구. 작명을 집도하는 펜촉이 종이에 닿았다.

 변화하고, 유한하며, 시간과 함께 걷는,

 

"..세계(Universe)."

 

 

 부드럽고 따뜻한 금빛을 지나, 핏빛으로 물들고,

 종래엔 사랑했던 색채가 시린 눈을 뒤덮는다.

 

 연방정부의 학자들은 수분 전 태양계 밖에서 망원경이 보낸 신호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적어도 또 한 번의 빙하기가 지나야만 오리온의 어깨가 사라질 것이라는 입장이 절대 다수였기에, 오늘의 일은 그 어떤 기록물에도 예고되지 않은 채 조용히 작은 원을 맞이했다. 갑작스러운 부고에는 으레 여러 반응이 섞이기 마련이다. 실망, 분개, 환희, 열정. 하지만 대부분은 말없이 하늘을 잠시 바라볼 뿐이다. 그들의 삶에는 변화가 없으니까. 광활한 우주의 작고 사소한 생명이니만큼 작고 사소한 일이 아니면 그들에겐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

 그것이 하나의 세상일지라도.

 

 섀도우는 찬란한 광원으로부터 시선을 위로, 더 위로 옮겼다. 낮의 지배자를 비추는 거울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는.

 

 

 

 "이런 데도 관심있는 줄은 몰랐네, 도련님. 앞으론 별 보러 가자고 하면 따라오려나?" "루즈." 트레저 헌터는 자신의 뛰어난 청각만큼이나 그것을 귀찮게 하지 않도록 나는 법을 알았다. "이번 크리스마스엔 와 보는 게 어때?" "유감이지만, 오늘은 GUN에서 빌릴 물건이 없어서." "매정하네~" 박쥐는 에어 슈즈 밑창을 가는 그를 보고 앞을 가로막았다. "그럼 이거라도 가져." 반박도 하기 전 그의 품에 한 손 크기의 물체가 사뿐히 내려앉았다.

 "..카오스 에메랄드?" 루즈는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흥미롭다는 눈빛을 보냈다. "궁극의 생명체도 하나만 있으면 구분 못 할 정도라니, 그 아이 실력이 좋긴 한가봐~" 테일즈가 만든 가짜군. "왜 내게 준 거지?"

 

 "난 안타깝게도 연휴에도 처리할 임무가 많거든, 누구처럼 취직도 안 했는데 '바쁘다'는 고슴도치랑은 다르게 말이야. 전해줄 시간이 안 나서, 그쪽이 대신 해주면 너무 고마울 거 같은데." 논리와는 거리가 먼 감정적 요구사항이지만, 섀도우는 옳고 그름을 가리기보다 팀의 리더가 하는 말에 따르는 것이 빠르다고 판단했다. 그녀의 훌륭한 리더십 때문이 아니라, 한 번 물고 늘어지면 끝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뭐 싫으면 그냥 그쪽이 가져도 되고~ 그 애는 까먹은 눈치던데?" "내겐 쓸모가 없다." 에이전트는 어깨를 으쓱였다. 또 모르지? 같은 뉘앙스를 던지며. "어쨌든, 마음이 바뀌면 작년의 주소로 와, 항상 같은 데서 하니깐." 

 

 

 ..굳이 따로 찾아가진 않아도 되겠지. 수개월이 지나면 또 닥터의 계획이 세상에 혼란을 풀고, 팀 소닉도 현장에 도착할 것이다. 설명 한 마디 없이도 그 꼬마가 에메랄드를 받아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상황 중 하나다. 아니면 두 다리에 손 하나씩 붙잡고 왜 루즈가 '의심스러운 손놀림'을 하고 있었는지 취조할 테니. 여우는 그 탐구적인 성격을 버리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섀도우는 추가 '임무'를 그렇게 일정 한구석에 묻어둔 뒤 발을 두 번 굴렀다. 타임 이터 사건 전에는 인파를 헤집을 상상조차 안 했지만, 슈퍼화 이후 흩어진 에메랄드 중 단 하나도 발견되지 않은 지금, 궁극의 생명체는 카오스 컨트롤을 사용할 수 없다. 그 외에도 블랙 둠으로 인한 신체 변형의 후유증 등이라던지, 이유야 많았지만.

 

 "죽지도 못할 텐데 엄살은." 군의관이 신신당부한 처방을 고슴도치는 반 흘려들었다. 모든 기술의 초석이 되는 그걸 손에 넣는 순간 곤란한 상황은 끝이다. 가볍게 내쉰 숨이 허공에서 하얗게 뭉쳤다.

 

 

 

...

 

 

 

2주 후, 스테이션 스퀘어.

 

 

 "에이전트 루즈."

 "에이브, 야근은 두 배의 수당을 줘야 하는 거 알죠?" 피로를 눈가에 건 여성은 살짝 짜증난 듯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재빨리 전화를 주머니에서 꺼냈다. "이번에 부탁할 건 정보 수집 같은 건 아니었으면 하는데."

 

 "..베텔게우스 초신성의 '중성자별' 관측 결과가 나왔네."

 "결과는?"

 "모두의 바람과 같았다면 연락할 이유가 없겠지."

 

 타임 이터로 인한 시공간의 왜곡,

 적색초거성의 이른 붕괴와 블랙홀의 형성.

 

 "하지만 에이브, 아무리 에그맨이 인류 최고의 두뇌를 가진 미치광이라 해도 몇백광년이나 떨어진 천체를 좌지우지할 거라 생각해?"

 "지구를 일곱 조각 낸 전적도 있잖나, 그리고..

 세상을 위협할 인물은 그가 아니어도 많아."

 

 어떤 비이성적인 현상에도 답을 찾을 수 있는 카오스 에메랄드는 여전히 발견된 것이 없다. 그런 상황에서 예측 불가한 인류 전멸의 위협이라니.

 

 "수색 인원이 이미 배치 후 작업에 들어갔지만, 보나마나 수확이 없을 것 같으니. 7개의 카오스 에메랄드를 모은 후, 소닉과 섀도우에게 전달해. 가능하다면 그 전에 합류시켜 수색에 보태고. 일이 끝나면 본부로 복귀해 유사 시 최후수단 준비에 협력을 요한다."

 "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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